카카오, 계열사만 167곳.. 문어발 사업 비판
Gufinance
·2023. 5. 30. 00:20
카카오, 계열사 25곳이나 늘렸다
“계열사를 30곳 이상 줄여 국내 계열사 수를 100곳 이하로 줄이겠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쪼개기 상장과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경영 쇄신과 상생안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계열사를 30곳 이상 줄여 국내 계열사 수를 100곳 이하로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1분기(연결기준) 국내외 계열사 167곳을 보유, 지난해 말 기준 142곳에서 18% 늘었습니다. 1분기에 카카오가 정리한 회사는 5곳, 늘어난 계열사는 30곳이었습니다. 정리된 계열사 가운데 2곳은 다른 계열사로 편입됐고, 청산된 3곳은 대체불가토큰 (NFT) 사업 등을 하는 비주력 계열사였습니다.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자산 규모 5조 이상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SK에 이어 둘째로 많습니다. 자산 규모로 따졌을 때 카카오는 15위에 불과합니다. 즉 카카오는 자신의 몸집에 비해 너무 많은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분할상장으로 몸값 올리려는 카카오
카카오가 계열사를 늘리고 있는 이유는 분할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서입니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카카오헬스케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분할상장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분할상장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하면 카카오의 지분가치가 상승하고, 각 사업부문의 독립성과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분할상장은 실적 부진과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기존 사업을 정리하지 못하는 카카오의 탈출구일 뿐입니다. 실제로 카카오가 분할상장할 예정인 계열사들의 실적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매출 (1633억원)과 영업 적자 규모 (1405억원)가 비슷하며, 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매출이 약 50% 늘어나면서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적자 전환했습니다. 헬스케어와 모빌리티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분할상장으로 몸값을 올리려는 카카오의 행태는 시장에서도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년 전 8만7000원을 넘나들던 카카오 주가는 29일 현재 5만6600원으로 약 35% 떨어졌습니다. 분할상장으로 인해 주주들의 혼란과 손실이 커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아이디어 베끼기 논란도
카카오가 문어발식 확장을 멈추지 않으면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베끼거나 인수하는 경우도 잦습니다. 이런 행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카카오헬스케어의 당뇨병 관련 서비스와 카카오VX의 골프 소프트웨어 사업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훔쳤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혈당 관리를 돕는 서비스 '블루’를 출시했으나, 이 서비스가 스타트업 '슈가맘’의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주장되었습니다. 슈가맘은 이미 지난해부터 혈당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헬스케어와 협력 관계에 있었습니다.
카카오VX는 골프 스윙 분석 소프트웨어 'VXGOLF’를 출시했으나, 이 소프트웨어가 스타트업 '스윙비’의 소프트웨어와 유사하다고 주장되었습니다. 스윙비는 이미 지난해부터 골프 스윙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VX와 협력 관계에 있었습니다. 스윙비는 카카오VX가 자신들의 서버를 해킹하여 데이터를 도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고발까지 했습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기존 사업을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라며 “본사조차 얼마나 많은 계열사가 있는지 다 모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우선 본인들이 가진 문제부터 인정하고 해결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는 “경영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정말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카카오가 계속해서 문어발식 확장과 분할상장을 추진한다면, 시장에서의 신뢰와 지위를 잃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자신의 사업 영역을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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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넌스, GUF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