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1분기만에 TSMC를 매도한 이유는? - Gufinance
Gufinance
·2023. 2. 22. 23:38
반갑습니다. 금융관찰자 'GUFI' 입니다.
오늘 FS에서는 버핏의 급작스러운 TSMC 매도 원인에 대해 분석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가치 투자의 대명사
버핏은 1988년 코카콜라의 첫 주식을 주당 2달러에 매입하면서 오랫동안 코카콜라에 투자해 왔습니다. 그 이후로 코카콜라의 주식 가치는 크게 상승했고, 현재 주당 65달러 정도의 가격을 형성했습니다.
버핏의 코카콜라 투자 수익률은 현재 1200% 이상으로 추정되며, 1주당 약 1.76달러의 배당금만으로 투자원금의 90% 가량을 을 매년 회수하고 있습니다. 투자계에서는 정말 괄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버핏은 그가 "경제적 해자"라고 부르는 강력한 브랜드와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 자사 브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로, 유통망과 마케팅 전문성이 경쟁사에 비해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런 워렌버핏의 투자 철학을 반영해 쉽게 사고 팔지 않는, 이른바 단타나 스윙전략을 사용하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버크셔의 돌발 행동, 그러나 원칙은 유효
버크셔 해서웨이가 TSMC 주식을 대규모 매각한 것은 2월 14일에 밝혀졌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화요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는 TSMC의 보통주 약 830만 주(6억 1,8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주식의 86%를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1월에는 41억 달러 상당의 TSMC 미국 예금주 약 6천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대폭 줄은 것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대규모 매각 이후 TSMC의 주가가 상승하여 수익을 확보할 기회를 놓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TSMC 주식의 86%가 2022년 4분기에 매각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TSMC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20% 이상 오르고 말았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TSMC를 68달러에 사들여 약 74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가치주 장기투자로 명성이 자자한 버크셔해서웨이가 1분기 만에 지분을 처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우리는 그 이유를 찰리 멍거 부회장의 최근 발언에서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1. 투자 비용이 과다한 산업군
반도체 산업이 독특한 산업으로, 새로운 세대의 칩이 나올 때마다 이전에 번 돈을 모두 쏟아붓는다.
- 찰리 멍거 -
반도체 기업들은 제품 판매로 얻은 수익 중 상당 부분을 다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TSMC는 2022년 758억8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그 중 거의 절반인 362억5600만 달러를 설비투자(CAPEX)에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2022년에 약 53조1천억 원을 설비투자에 사용했으며, 2023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명 치킨게임 경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CAPEX, 미래의 이윤 창출, 가치의 취득을 위해 지출된 투자 과정에서의 비용
1-1. CAPEX가 낮은 기업, 애플
※ 2022년 애플의 CAPEX 비율은 2.5%입니다. 정정합니다.
반면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40%를 차지하는 애플은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이 크지 않은 기업입니다.
애플의 2022년 매출은 3943억 달러로, 107억800만 달러만을 설비투자에 사용했습니다.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약 2.5%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2022년 이전의 자료를 찾아도 결과는 비슷합니다. 애플이 자사 제품의 부품 대부분을 공급업체에 아웃소싱하고 폭스콘 같은 계약 제조업체를 통해 조립도 진행하기에, CAPEX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912조원(2023.02.22기준)으로, 애플이 소각한 자사주의 규모는 이정도 규모입니다.
한편 애플은 대규모 설비투자 대신에 현금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활용해 자사 주식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간 애플은 자사주를 5820억 달러만큼 소각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 2개를 살 수 있는 수준입니다.
2. 승자가 불확실한 비지니스, 반도체
TSMC를 매각한 두 번째 이유는 회사의 비즈니스 경쟁 우위에 대한 불확실성이었습니다. TSMC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56%의 점유율과 52%의 영업이익률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강력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영업이익률이 50% 이상인 기업은 고객과의 협상에서 가격결정권을 가진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삼성과 인텔 등 경쟁사들이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TSMC가 향후 파운드리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3나노 공정을 먼저 상용화하는 등 일부 기술에서는 TSMC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으나 과거 7나노 공정을 포기하면서 미세공정 기술에서는 뒤처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인텔의 시장 진출은 기존 파운드리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미국 기업들은 반도체 설계도구, 실리콘 설계자산(IP), 소재·장비 공급업체 통합, ESG 정의 등의 차이를 활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 외에도 시장에서 TSMC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시장에서 TSMC의 위치는 기술 이외의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질서를 쥐고 있는한, 미국의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 설계 도구, 실리콘 설계 자산, 재료 및 장비 공급업체의 통합, ESG 정의의 차이를 활용함으로써 경쟁력을 증강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 기업이 이러한 차이를 활용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차용하여, 그들은 시장에서 경쟁자들로부터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기업들은 기술력 향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훌륭한 가격에 적당한 회사를 사는 것보다, 적당한 가격에 훌륭한 회사를 사는 것이 훨씬 낫다."
- Warran Buffet. 버크셔 해서웨이 CEO
결론적으로 TSMC는 오늘날 반도체 업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경쟁 우위를 둘러싼 경쟁과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에게 이것은 TSMC가 현시점 타 기업보다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고, TSMC는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한편, 애플의 고유한 비즈니스 모델과 낮은 수준의 CAPEX은 빅테크 산업 전반과 관련된 위험에도 불구하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예측됩니다.
마무리
버핏의 TSMC 매도 소식이 알려지자, TSMC의 주가는 당일(2023.02.14) 3% 이상 하락하였고 그 이후 10% 이상의 하락(2023.02.22)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버크셔의 매도가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코스트코는 버크셔가 매도한 기업이지만, 코로나와 금리상승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선보이며 꾸준한 주가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TSMC의 주주라면 현재 TSMC의 가치가 국제 정세 국면, 기업 특성을 고려하여 어떻게 평가되었는지 다시 판단하고, 주주가 아니라면 TSMC의 사례를 보고 자신이 투자한 기업을 분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및 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모두 본인에게 귀속됨을 명시합니다.
구피넌스, GUF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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